카드론, 마통 등 불황형 대출 급중
9월부터 2금융도 '스트레스 DSR' 적용
"오락가락 규제에 금융서민 밀려나"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한 가계대출 급증의 불똥이 금융 취약계층인 중저신용자에게 튀었습니다.
당국이 주담대를 잡겠다며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은행은 금리를 올려잡으면서 중저신용자들은 카드론과 마이너스통장, 보험대출 같은 '불황형 대출' 상품으로 내몰린 겁니다.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에 이어 가장 비중이 큰 신용대출.
지난 1년 사이 5대 은행의 주담대가 45조원 가까이 급증한 반면, 신용대출은 7조원 가량 감소했습니다.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담대 상품을 늘리고, 불경기 속에 부실율이 상승한 신용대출은 축소한 결과입니다.
그나마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도 고신용자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지난달 새로 내준 일반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17점에서 938점 사이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하단과 상단 모두 높아졌습니다.
시중은행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저축은행과 상호조합은 부동산 PF라는 대형 악재를 맞아 올해에만 대출을 13조원 넘게 줄였습니다.
갈곳이 없어진 '금융 서민'들은 카드론과 보험약관대출, 마이너스 통장 같이 금리가 높은 불황형 대출상품에 몰리고 있습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말 41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생명보험사에 납입 보험금을 담보로 받는 보험약관대출은 52조원으로 1년 사이 4조원이 늘었습니다.
연초 감소 추세였던 마이너스통장도 은행이 가계대출 문턱을 본격적으로 높인 4월말부터 3달만에 2조원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다음달부터는 2금융권도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스트레스DSR 규제를 적용받게 되면서 카드론과 보험대출 같은 불황형 상품조차 더 받기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에는 정책형 대출상품과 주담대 대환대출 플랫폼의 흥행으로 주담대 수요 급증을 사실상 유도한 당국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이번 정부가)처음에는 집을 사라고 집값의 90%를 대출해 준다든지 하다가 갑자기 가계부채가 증가한다고 DSR 금리를 적용한다든지 금리를 올리게 한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서민들이 제도권 내에서 대출을 받게 해줘야지 (이대로면) 수백만명의 서민들이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안전한 수익을 추구한 은행과, 뒤늦게 주담대를 잡겠다며 칼을 뽑은 당국이 중저신용자들을 은행의 신용대출에서 2금융권의 불황형 대출로 밀어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전범진입니다
영상편집 하현지
CG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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